[apt-news.net]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이동현

[질문]

저희 아파트는 주택화재보험과 재난배상책임보험을 둘다 가입하였는데, 화재보험에는 타인을 위한 계약인 경우 계약자에 대한 대위권을 포기하기로 한 특약이 존재합니다. 한편, 아파트에서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하여 공용부분과 전유부분에 피해가 있어 화재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여 수령하였는데, 화재보험사에서는 원인불명의 화재라고 하더라도 입주자대표회의의 책임을 이유로 책임보험사에게 구상권을 행사한다고 합니다. 책임보험사에서 구상금을 지급하여야 할 경우 책임보험의 보험금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화재보험사의 주장이 타당한가요?

[답변]

아파트 차원에서 가입하는 주택화재보험의 경우, 대부분 보험계약자는 관리비 등을 운용하는 입주자대표회의입니다. 이때 보험의 계약자가 입주자대표회의라도 그 보험금의 부담은 실질적으로 관리비를 내는 입주자 및 사용자들이고, 따라서 피보험자는 입주자 및 사용자들이 됩니다. 즉, 입주자대표회의가 타인을 위하여 체결한 계약이 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화재보험을 가입하는 경우, 타인(입주자 및 사용자)을 위한 계약인 경우에도 보험사가 계약자에 대한 대위권을 포기하기로 하는 특약을 넣게 됩니다. 이는, 화재의 원인 등에 입주자대표회의의 공용부분 및 시설에 대한 관리책임을 배제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가 가입한 화재보험임에도 보험사가 입주자대표회의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문제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재난배상책임보험입니다. 재난배상책임보험은 위와 같은 화재보험과 달리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모두 입주자대표회의입니다. 이는, 재난배상책임보험이 입주자대표회의가 소유, 관리 또는 점유하는 시설에서 화재 등의 사고로 발생한 타인의 생명 신체나 재산상의 손해에 대하여 입주자대표회의가 피해자에게 지급할 책임을 지는 손해배상금을 보험사가 대신 배상 해주는 보험이기 때문입니다. 즉,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공용부분 및 시설의 관리책임자인 입주자대표회의가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화재보험사는 입주자대표회의에게 그 과실에 따른 구상권 행사는 특약에 따라 할 수 없지만, 재난배상책임보험의 보험사에게는 구상권 행사가 가능해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관하여, 재난배상책임보험사의 경우에는 화재보험의 특약에서 타인을 위한 계약인 경우 보험계약자에게 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으므로, 보험계약자의 책임보험자인 보험사에게도 화재보험사가 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게 되고, 반대로 화재보험사의 경우에는 입주자대표회의에게 직접 대위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보험사를 상대로 하는 대위권 행사라 불가능할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이에 대하여, 최근 대법원은 화재보험사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위와 같은 판결의 근거로, 법원은 화재보험에서의 보험계약자(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면책규정은 화재보험사가 보험계약자(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약정으로 보일뿐, 보험계약자(입주자대표회의)의 책임보험자에 대한 대위권까지 포기할 의사라고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보아야 하고, 또한 만일 책임보험자가 피해자의 직접청구권을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취득한 화재보험사에게 면책규정을 근거로 항변할 수 있게 되면, 책임보험자는 화재보험의 면책규정의 존재라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책임보험에 따라 자신이 지는 보험금 지급 의무를 면제받게 되어 불합리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즉, 화재가 발생하였을 때 입주자대표회의의 과실을 배제할 수 없다면, 입주자대표회의가 가입한 책임보험의 보험자가 화재보험금을 지급한 화재보험자의 구상권 행사에 따라 구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파트에서는 위와 같은 판결의 내용을 화재보험 및 책임보험을 가입할 때, 및 혹시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보험금 처리 등에 관하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